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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16_'깡패 핵폐기물'을 온순하게 바꾸는 복합 미생물_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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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4-16 09:26 조회5,7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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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깡패 핵폐기물'을 온순하게 바꾸는 복합 미생물

이상희 대한민국 헌정회 국가과학기술 헌정자문회의 의장·前 과학기술부 장관

입력 2019.04.16 03:14






경제개발로 점증하는 산업 및 생활 폐기물이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구제역 등 각종 악성바이러스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예방의학자는 인간과 악성 바이러스 간에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으로 예언하고 있다. 이미 쓰레기 해양투기 금지는 물론 국제바젤협약으로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도 금지되어 있다. 폐기물 중 최고의 악성 폐기물은 핵폐기물이다. 친환경성과 경제성 면에서 원자력발전이 으뜸이기 때문에 원전 증설 추세 속에 점증하는 핵폐기물은 인류의 최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방법은 ▲고준위 방사성 동위원소를 저준위로 만들어 유리알로 용융하여 땅속에 매립하거나 ▲각종 미생물을 이용해 방사성 물질을 흡착·분리수거하거나 ▲경주 방폐장처럼 저장소에 밀폐·저장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핵폐기물의 방사능을 비방사능화하는 근본적 방법은 없다.

최근 국내 과학계가 이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복합 미생물을 활용한 방법이다. 복합 미생물의 역할과 능력은 알수록 놀랍다. 원폭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두 도시는 100년 이상 생물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미 핵전문가 예상과 달리 10개월 만에 생물 생존이 가능하게 만들었고, 후쿠시마원전 사고 지역에서 2주 만에 토양오염 방사능을 70% 정도 제거한 주인공이 복합 미생물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떻게 미생물이 이 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프랑스·러시아 등의 기초과학연구소는 지구 총생명체 중량의 60% 이상이 미생물이며, 이들에 의해 원소 변환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소지구인 인체의 경우도 전체 세포 수가 10조 정도인데 효소 등 각종 미생물의 총수는 무려 30조 이상으로, 이로 인해 인체 내에서도 미생물에 의한 원소 변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작년 5월 부경대학교에서 세계 최초로 '복합 미생물에 의한 핵폐기물 처리'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원소 변환 기초 연구자인 러시아의 코르닐로바 교수와 우크라이나 타시레프 박사, 일본의 고지마 교수 등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우리나라는 핵폐기물의 비방사능화에 관한 응용연구를 발표했다. 선진국의 연구가 '말을 소'로 바꾸는 핵종 변환 기술이라면, 한국은 '깡패 말을 온순한 말'로 바꾸는, 즉 방사성원소를 비방사성원소로 변환시키는 기술이었다


우리나라 연구 결과는 큰 관심을 끌었다. 방사성 세슘(Cs137)을 복합 미생물과 미생물의 영양분 및 생리활성수를 혼합한 용액과 섞은 뒤 세슘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의 강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 반감기 기준 100배 이상 빠르게 감마선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핵폐기물의 처리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저명 외국 학술지에 게재됐고, '저에너지 원소 변환'의 '위덤 라슨 이론' 제안자인 라슨 박사는 찬사를 보내면서 최종 국제 공동 연구 참여를 약속하기도 했다. 한국이 이 연구를 성공시킨다면 고부가가치의 거대 폐기물 처리 산업을 한국 경제 영역으로 만들 뿐 아니라, 악성 바이러스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획기적인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조선일보 A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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