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25_"세금을 드라큘라처럼 거둬서 미친듯이 써대고 있으니 큰일" [이상희 前 과학기술처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_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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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4-26 10:07 조회6,39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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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드라큘라처럼 거둬서 미친듯이 써대고 있으니 큰일" [이상희 前 과학기술처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과기인재 양성 가정서 시작, 어머니들에게 투자해야… 이스라엘은 교육예산 30% 부모에게 써
지재권 거버넌스, 직무발명보상제 도입부터 시급… 인센티브제도 활발해야 경쟁력 확보 가능해
제도 정비·인프라 구축 등 정부는 할 일만 하고 사업 부문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일
이상희 녹색삶지식원 이사장·前 과학기술처장관박동욱기자 fufus@
이상희 전 장관은 과학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이 바로 서야 하고 '코리안맘'(한국 학부모)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창의성은 학교교육 보다 가정에서 시작해야 하고 그 책임은 엄마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교사'인 어머니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교육 예산의 30%를 부모교육에 쓴다고 소개했다. 이 전 장관은 또 전자전 즉 사이버전 능력을 배양하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고도의 전자전에서는 미사일마저도 해킹할 수 있다는 '꿈같은 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게 절대 허황된 얘기가 아니라고 이 전 장관은 힘주어 말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우리나라 과학교육이 지금 잘 되고 있나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지금 우리 교육은 크게 잘못돼 있어요. 아이들을 놀게 해야 하는데, 못 놀게 해요. 어릴 때 많이 놀아야 창의성을 갖게 되는데 우리나라 아이들은 입시 교육에 매어 있잖아요. 자랑같지만, 나는 공부 안 했어요. 맘껏 놀았어요. 고등학교 때 싸움만 했습니다(웃음). 대학도 결핵을 앓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패스해 들어간 겁니다. 이제 암기는 필요 없어요. 지식과 정보는 클라우드에 다 있어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입니다."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이어야 하나요.
"이성적 창의성과 감성적 창의성이 있는데, 감성적 창의성이 절실합니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이 인성입니다. 신의, 성실 이게 제일 중요한 겁니다. 학교교육에서 창의성과 인성, 즉 신의성만 가르치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수능시험에 매몰돼버렸어요. 얼마 전에 서울대 가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한 학생이 손을 들더라고요. '선생님은 어떻게 해서 시험만 치면 수석을 합니까'라고 물어요. 그래서 시험도 주어진 시간에 상대방의 심리를 읽는 거다. 한정된 시간에 상대를 읽는 것을 배워 시험관이 요구하는 답을 하면 점수를 잘 받는다고 했더니 학생들이 배꼽 잡고 웃는 겁니다. 농담식으로 얘기했지만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창의성이라는 것은 긴장 속에서 나오는 겁니다. 방만에서 나오는 게 아니예요."
-창의성을 기르면, 숙제로 대두하고 있는 미래 콘텐츠산업의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지요. 그래서 나는 학생들이 게임도 좀 해야 된다고 봐요. 너무 게임에 빠지는 것은 문제지만 게임에는 창의성을 기르는 다양한 요소가 있어요. 무조건 게임을 하지마라고 하는 것은 평면적 사고방식입니다. 그런 점에서 쥬이시맘(유대인 학부모)과 코리안맘과의 차이가 있어요. 교육열은 한국맘이 더 뜨거워요. 그런데 이스라엘은 교육예산의 30%를 학부모 교육에 할애해요. 이스라엘은 자식을 교육시키는 어머니들을 교육시키는 겁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부모는 교육에서 안전운전을 해요. 반면 한국 부모들은 난폭운전을 합니다."
-유대인 가운데 노벨수장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거 같습니다.
"아인슈타인도 어머니 영향이 컸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시무룩해 돌아오는 걸 보고 아인슈타인 어머니가 또 고민을 합니다. '저눔의 자석 또 수업시간에 곤란한 질문을 해서 선생님한테 혼이 났구나' 생각을 하면서도 아인슈타인 어머니는 아인슈타인을 칭찬을 합니다. 한국 어머니 같으면 '쓸데없는 질문이나 해서 선생님한테 혼나지 말고 제발 모범생이 돼라' 하지 않았겠어요? 이게 쥬이시맘과 코리안맘의 차이입니다.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하는데 학교교육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아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과학적 사고란 첫째, 미래지향적 사고 둘째, 창의적 사고 셋째, 타협적 사고 다시 말해 합리적 사고입니다. 미래 창의 합리성이 모두 연결되는 겁니다. 이런 것들은 교육만으로는 안 되고 생활 속에서 마인드에 깊숙이 박혀야 합니다. 그래서 아주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생활 속에서 길러야 한다고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은 어떻게 가야 하나요.
"과학은 모든 부처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산업부 농림축산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등등 모든 부처에 과학이 안 들어가는 데가 없습니다. 각 부처에서는 응용과학 기술을 맡으면 됩니다. 과학기술부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법제처 기능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그리고 과학기술부는 거대과학과 기초과학만 하면 됩니다. 우주과학, 수리, 물리, 화학, 생물학 같은 것이지요. 제가 과학기술처장관 할 때도 이렇게 했습니다. 당시 산자부의 생산기술연구원을 내가 만들어줬습니다. 원래 과기부에 있었어요. 산자부로 돌렸습니다."
-그밖에 장관님이 과학기술처장관으로 계실 때 하신 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포항공대 가속기도 제가 만들었잖아요. 당시 등소평이 중국에 가속기를 만들려 하더라고요. 그 정보를 접하고 정부를 설득했습니다. 가속기 건설에 1400억원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700억원만 정부에서 대라 나머지는 내가 만들어보겠다 했지요. 700억원을 경제기획원에서 해줬어요. 나머지 700억원을 현대 삼성 포철에다 제안을 했습니다. 가속기를 만들어 각 대학들이 공동으로 쓰도록 하겠다고 했더니 당시 포철의 박태준 회장이 덜컥 물었어요."
-정부 과학예산이 씨드머니가 된 거군요.
"지금 정부는 세금을 드라큐라처럼 거둬다 미친듯이 써대고 있어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바이오제약 연구를 못합니다. 보험약가를 계속 잡아두고 있으니 쓸 돈이 없습니다. 의료수가도 계속 잡아두고 있잖아요. 바이오산업 육성은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기회를 놓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설명해줄게요. 고려시대에 우리는 산삼을 중국에 주고 중국은 우리에게 비단을 줬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제조업 생산품을 중국으로부터 받아쓰고 바이오의약 분야에서는 우리가 중국에 주는 겁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을 우리가 맡는 구조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도 규제가 적지 않습니다.
"많은 정도가 아닙니다. 감사원의 감사가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은 잘못한 것을 찾아내 벌주는 것에 맞춰져 있는데, 이걸 확 바꿔야 합니다. 잘 하는 것을 발견해 상을 주는 감사를 해야 합니다. 야단은 남 없는데서 하고 칭찬은 남 있는 데서 하라고 그랬거든요. 그러면 규제 철폐에 효과가 생길 겁니다."
-작년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 수치상으로 선진국에 도달했다고 하는데,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행복지수도 세계 주요국 중 중하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자유여신상이 있잖아요. 뉴욕에 오면 자유를 누린다는 상징입니다. 자유가 중요합니다. 요즘 정부 간섭이 너무 많습니다. 이게 안 되는 겁니다. 인간에게는 첫째도 자유, 둘째도 자유입니다. 자유가 있어야 창의성이 생깁니다."
-정부는 규제를 철폐한다고 하면서도 한쪽에서는 자꾸 새로운 규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도가 더 강하게요.
"기업들도 지금 근무시간. 최저임금을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게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도 무식한 사람이 유식한 사람을 다루는 것입니다. 거꾸로 된 거예요."
-세계한인 지식재산 전문가협회 이사장도 맡고 계신대요. 최근 중국의 기술굴기가 대단합니다. 중국은 이제 우리의 강력한 기술 경쟁국이 됐는데,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요.
"미중 무역전쟁 중이잖아요. 지금은 협상 중인데, 앞으로는 특허전쟁 시대가 옵니다. 무형의 지적재산권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작권, 특허권, 상표권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국가 레벨이 갈립니다. 지적재산권 보유에 국가역량을 집결해야 합니다. 중국이 지적재산권 보호시스템이 잘 안 돼 있는데, 우리 단독으로 대응하면 말 안 듣습니다. 미국이 나서 줘야 합니다. 우리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 됩니다. 그래서 세계한인 지식재산 전문가협회(WIPA)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에 가 공부를 하다보니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들이 채소가게, 과일가게, 세탁소, 청소 이런 거만 하고 있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명문대 나오고 똑똑한 사람들이. 제조업은 이제 중국 때문에 안 됩니다. 우리는 고급화로 가야 합니다. 고급화로 가기 위해서는 지적재산을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 나라에 있는 한인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서로 도와주자는 목적에서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지적재산권 거버넌스는 잘 짜여 있나요.
"우선 시급한 것이 직무발명보상제를 전 사회에 도입해야 합니다. 기업의 어느 직원이 무엇에 이바지 했다고 하면 보상을 왕창해줘야 합니다. 세금감면도 해줘야 합니다. 그러면 일 해라 마라 할 필요 없습니다. 직원들이 아이디어 내려고 눈에 불을 켭니다. 인센티브가 있으니 밤새 일합니다. 그런데 직무발명보상제가 있는 기업들도 현재 잘 안 돌아갑니다. 직무발명보상제가 잘 운영돼온 삼성 같은 경우도 중국과의 경쟁에 맞닥뜨려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나서서 인센티브 제도가 활발하게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제조업은 앞으로 중국과 경쟁이 안 됩니다. 바이오산업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바이오산업은 세밀화 맞춤형 산업입니다. 왕비가 먹는 약과 왕세자가 먹는 약이 다 다릅니다. 그 다음으로 문화예술산업으로 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동남아에 가면 우리나라 아모레가 일본의 시세이도보다 비쌉니다. 왜냐하면 방탄소년단 싸이 같은 K팝으로 상품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민족은 끼가 많아요. 끼를 살려줘야 해요. 지금까지 K팝이 큰 것은 모두 자기가 알아서 큰 겁니다. 정부가 도와준 거 없어요. 앞으로도 정부는 간섭하지 않는 게 도와주는 겁니다. 물론 제도 정비와 인프라 구축 같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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